[RFA] 북 “코로나19 차단 위해 국경 재점검”…전문가 “완전통제 어려워”

https://www.rfa.org/korean/in_focus/coronaborderclosure-04172020092247.html

앵커: 북한이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해 국경봉쇄를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중 간 국경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다며 북한 내 신형 코로나 확산의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1일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와 관련해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공동결정서를 채택한 북한.

북한은 17일자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공동결정서에 따라 신형 코로나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가적인 비상방역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신형 코로나가 완전히 통제돼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때까지 국경과 지상, 해상, 공중 등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 확산 초기인 지난 1월 말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감염병 유입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의사 출신인 김지은 대성한방병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해 국경에서의 모든 접촉을 통제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은 대성한방병원 부원장: 북한이 국경을 차단함에 따라 사람들이 안 움직이니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적을 가능성은 있지만 국경에서 개인적인 교류나 밀수가 계속 이뤄지기 때문에 차단했다고 할지라도 확진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연구센터장도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빠른 조치를 취했지만 북중 간 인적왕래가 여전히 있는 만큼 북한 내 신형 코로나 확산의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신형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방역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조혜실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향후 신형 코로나 관련 한국 내 상황이나 북한 상황, 국제사회 지원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판단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일 한국의 한 민간단체가 신청한 신형 코로나 관련 대북지원 물품 반출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RFA] 여전히 ‘확진자 0’ 입장 고수…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은?

https://www.rfa.org/korean/in_focus/zeropositive-04162020095217.html

앵커: 국제기구와 민간단체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관련 대북 지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은 여전히 자국 내엔 확진자가 없다며 미국과 한국 정부의 공식 지원 제안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일 한국의 한 민간단체가 신청한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관련 대북지원 물품 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힌 한국 정부.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당시 반출을 승인한 8만 달러 상당의 손소독제 지원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면서도 한국 내 다른 민간단체들로부터도 대북 지원 절차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9일에도 한국 내 민간단체 몇 곳이 신형 코로나 예방을 위한 방역물품을 북한으로 반출하기 위한 신청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국경없는의사회 등 국제기구들도 이달 초 북한이 긴급 요청한 장갑과 마스크, 진단시약 등 지원 물품이 북한에 도착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은 미국과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방역지원 제의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와 국무부, 재무부의 공식 입장을 통해 신형 코로나 관련 협조 의사를 밝혔고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에는 미국 연방 상∙하원 의원들도 더욱 신속한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잇따라 지원 의사를 나타냈지만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도 북한과의 방역협력 의사를 사태 발생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13일): 북한도 신형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많은 나라들과 같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또 보건협력 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와 관련해 지원 물품이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북한 당국이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지원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국제기구나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에는 이 같은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설명입니다.

안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 내에 신형 코로나 확진자와 격리자가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북한이 북중 국경을 봉쇄하는 등 초기 대응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과의 인적 교류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연구센터장: 초기 조건은 좋았습니다. 운도 좋았고 과감한 결정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인적 교류가 있고 밀수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 확진 위험성은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안 센터장은 신형 코로나 환자가 없다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는 수사에 불과하다며 이들 매체가 연일 신형 코로나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이와 관련한 해외 동향을 보도하는 점도 북한 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RFA] “북 주민들 긴장∙∙∙감기에도 민감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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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과 언론 매체가 ‘코로나 19’에 관해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북한 주민도 감기와 같은 의심 증상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한국의 북한 보건 의료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이 전문가는 ‘코로나 19’ 진단키트가 북한에 반입된 가운데, 최고 지도부와 권력층을 우선 진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미 음성판정을 받은 고위 간부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 의료 보건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 연구센터장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안경수 센터장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북한 의료 보건 전문가로서 연구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우선 북한의 ‘코로나 19’ 상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여전히 북한은 ‘코로나 19’ 환자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한 센터장님의 견해부터 듣고 싶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북한 상황은 단정하기 어렵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코로나 19’ 환자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구체적인 수치를 말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북한에 코로나 환자는 있지만, 어느 지역에 몇 명이 있다는 것은 정확히 알 수 없죠. 하지만 그동안 북한의 의료 보건 분야와 북한에 대한 일반적인 연구가 축적되다 보니 ‘코로나 19’ 환자가 있다고 확신하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합니다.

북한은 ‘코로나 19’와 관련해 초기 환경이 아주 좋았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중국에서 오가는 여행객이나 비행기 등이 많지 않았고, 특히 중국 우한에서 오는 비행기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북 중 국경을 빨리 봉쇄했습니다. 또 북 중 국경은 주로 동북 3성 쪽이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발생했지만, 동북 3성 쪽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지리적으로 다행스러운 위치에 있었죠. 초기 상황은 아주 좋았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코로나 19’ 환자는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그런데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자와 인력이 존재하고 있고, 북 중 국경에서는 밀수꾼의 이동이 많았습니다. 통제가 안 되는 것이죠.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었고요. 북한 언론 매체가 보도한 ‘격리수용’ 자체에서도 그런 징후가 있다는 합리적 추정이 가능한 것이죠.

– 최근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여전히 의심 증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북한 내에서도 ‘코로나 19’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고 하거든요?

[안경수 센터장] 맞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에서는 계속 ‘코로나 19’에 관한 내용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공식 매체가 내보내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들으라는 것이거든요. 계속 교육하는 겁니다. 실제로 저도 북한 내부와 연락을 취해보면 ‘코로나 19’에 관한 말밖에 안 하고, 오히려 ‘그쪽은 괜찮냐’라며 한국을 걱정합니다. 그러니까 북한 내부에서도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심각하다는 것을 다 아는 겁니다. 또 몸이 이상하거나, 요즘 같은 환절기에 감기 환자가 많기 때문에 걱정이 되죠. 또 몸에 열이 있으면 집에 가만히 있는 겁니다.

– 북한 주민 스스로 ‘코로나 19’에 매우 민감하다는 말씀이시죠?

[안경수 센터장] 매우 민감합니다. 이는 제가 확인한 것이고요. 또 북한 당국에서 지침을 내리면 주민들이 철저히 지킵니다. 물론 고난의 행군 이후 시장 경제가 발달하면서 평상시에는 당국의 지침이 힘을 많이 잃었지만, 긴급한 일이 발생해 노동당의 방침이 내려오면 여전히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그것이 다른 국가와 다른 점인데, ‘코로나 19’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고, 이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의심 증상이 있는 북한 주민이나 사망한 사람에 대해서 북한 병원에서는 급성 폐렴이라고 진단한다고 하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지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매우 답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경수 센터장] 지금 한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바이러스 검사를 해봐야 사망 원인을 알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사망자를 검사해서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하죠. 지금 북한에도 진단키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수량이 충분치 않지만, 평양과 같은 대도시에는 진단키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도 모든 사람이 다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고지도자와 권력층 등이 우선적으로 ‘코로나 19’ 진단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지난 3월 초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가면 김 위원장만 마스크를 안 쓰고, 다른 사람은 모두 마스크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에서 나온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뿐 아니라 수행 간부들도 마스크를 안 씁니다. 특히 북한 권력층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데 말이죠. 다시 말해, 이들은 진단을 했다는 겁니다.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는 합리적 추정을 해볼 수 있는 거죠. 즉, 진단 키트는 북한에 들어가 있지만, 계층에 따라 선별적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북한의 보건 의료를 계속 연구해오셨는데,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의 의료 보건 체계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셨습니다. 최근 평양종합병원도 건설을 시작했습니다만, 여전히 열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어떤 점에서 개선됐다고 판단하십니까?

[안경수 센터장] 우선 북한의 의료 보건 체계가 많이 개선됐다고 해도 한국이나 서방의 기준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북한의 의료 보건 실태가 양적, 질적으로 개선되고 현대화됐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평양종합병원이 착공됐습니다만, 이는 ‘코로나 19’ 때문에 건설하는 것은 아니고 다 계획에 있던 겁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김정은 시대가 인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인민 중심 정책을 펴는 것은 맞다고 봅니다. 그 정책의 하나로 노인, 장애인, 환자를 위한 시설을 짓고 관리하는 것인데, 실제로 김정은 정권에서 각종 대형 병원이 평양에 건설됐습니다. 류경안과종합병원, 옥류아동병원, 치과종합병원 등이 많이 건설됐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병원이 전문병원이라는 겁니다. 북한은 전문병원과 종합병원으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평양에서 건설된 병원들이 안과, 치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전문병원 중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에서 전문병원을 지은 이후 종합병원을 건설하는 것이 맞겠죠. 그래서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하는 겁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서둘러 종합병원을 건설한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 하지만 평양에만 짓다 보니 평양 시민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안경수 센터장] 맞습니다. 물론 한계가 있지만, 또 평양 시민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지방에서 아픈 환자도 평양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이 있거나 권력 있는 사람들이 더 용이하지만, 지방 주민도 평양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돼 있습니다.

또 북한은 평양에서 시작해서 지방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양에 시범적으로 건설한 다음 지방으로 확산하는 정책이 있습니다. 제가 최근 3년간 조사한 내용을 보면 지방에 많은 일반 병원이 새로 건설되거나 현대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평양 시민만 혜택을 본다는 것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고요. 김정은 정권에서 보건 의료 부문이 질적, 양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의료인력 양성체계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 네. 안경수 센터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 의료 보건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복지연구센터장과 함께 ‘코로나 19’에 관한 북한 내 의료 보건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