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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딸 김주애를 여러 행사에 동반하며 다음 후계자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보건의료, 사회문화적인 측면의 해석은 어떤가요?
[안경수 센터장] 최근 김 총비서의 딸이 처음으로 군 모임이 아닌 체육 경기에 등장했습니다. 작년 11월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불렸습니다. 그런데 11월 말부터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불립니다. ‘사랑하는’과 ‘존귀한’은 철저하게 최고지도자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2월부터 불리기 시작합니다. 이 ‘존경하는 자제분’은 김 총비서 입장은 아닙니다. 타인의 입장으로 확장이 된 거예요. 일반 주민이나 간부들 입장에서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거예요. 타인의 입장과 김정은 가족의 입장이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존귀한’, ‘존경하는’ 단어보다 ‘자제’라는 표현에 집중해 봤습니다. 이 ‘자제분’은 사실 후계자에게 잘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김일성 수령 당시 자제가 많았잖아요. 그 사람들을 지칭할 때 사용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제분’이라는 말과 후계자는 등치시키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자제’라고 붙이면 가족을 일컫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딸 바보’라는 모습을 표출하는 것 같아요. 가족의 소중함, 귀중함을 강조하며 (김주애가) 등장했는데요. 과거 후계자들의 등장 양상 모습과 다릅니다. 과거에는 최고지도자 밑에서 뒤에서 배우는 모습, 참관하는 모습, 다른 간부들 참모들과 함께 서 있는 모습 등 이었는데요. 물론 제일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김주애는 엄마 아빠와 같이 등장한다는 거죠. 그래서 가운데 딸을 두고 부부가 양옆에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 구성원으로서 모습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북한이 예전부터 보여왔던 최고지도자와 후계자 관계의 모습과 다르게 표현되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가족과 자녀를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효과로 분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재 처한 현실이 저출산, 핵가족화, 전통적 가족 약화에 따른 최고지도자의 대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후계자의 모습보다는 가족애를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시군요.
[안경수 센터장] 후계자는 보통 전문성 있고 후계자로 낙점될 만한 자질을 강조하거든요. ‘가족’으로 묶지 않는다는 거예요. 북한은 세습이잖아요. 이 세습을 하는 논리 중 하나가 ‘혈통’보다는 내 혈통이 ‘뛰어나다’는 게 중요한 거예요.
자식 중 이 자녀가 뛰어나기 때문에 ‘최고지도자’, ‘장군님’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자제분’이라고 강조하기보다 ‘능력’으로 강조합니다. 진짜 후계자라면 능력이나 리더십, 영재성으로 강조하지 가족으로 묶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