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명: [환자혁명 비판④] 독감보다 무서운 조한경의 독감론
내용:
(전략)
저자는 ‘항온동물의 숙명’ 운운하며 ‘환절기에 걸리는 감기는 바이러스와는 관계 없이 날씨나 환경 변화에 맞추기 위해 몸이 부대끼는 몸살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환절기 감기 대부분은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아니고, 따라서 백신은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무슨 큰 비밀이라도 알려주는 양 ‘ILI(Influenza like illness)’란 용어에 대해 설명합니다.
‘ILI(Influenza like illness)라고 해서 굳이 번역하자면 ‘유사 독감’이다. 바이러스와는 관계없이 우리 몸이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추기 위해 부대끼는 몸살이다(환자 혁명, 299p).’
애썼습니다만 굳이 어렵게 번역할 필요 없어요. 이미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선 ILI를 가리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질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는 ILI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10일 이내에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급성 호흡기 감염’(cdc.go.kr 표본감시 결과보고서).
사실 ILI는 독감 유행을 조기에 인지하고,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개념이지, 새로운 진단명이 아닙니다. ILI는 ‘독감과 증상은 유사하지만 바이러스와는 관계가 없는 몸살’이 아니라, 단지 ‘호흡기 감염자 중 독감이 의심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입니다. 용어를 멋대로 정의하니까 황당한 주장이 가능해지네요. 상상력이 풍부한 건지, 어디서 누가 잘못 적어놓은 걸 베껴 왔는지 몰라도 책에다 저런 말을 써놓으면 민폐가 되지요.
(후략)